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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MT 2007 (Florence Lake to Mt. Whitney) 산행기
작성자: 김인호 조회수: 21196 등록일: 2007-08-12 오후 10:16:06

설암 산악회와 함께하는 JMT 2007

미 국립공원(National Park System)의 아버지로 불리고 Sierra Club의 창시자인 John Muir (1838-1914)를 기념하여 1938년에 완결된 John Muir Trail(JMT)은 총 216 마일 거리에 43,600 feet 의 등반고도를 경험 하는 등산로이다. 북쪽으로 Yosemite 국립공원에서 시작하여 Ansel Adams Wilderness, Inyo National Forest, Kings Canyon, Sequoia National Park, John Muir Wilderness를 거친 후 미 본토 최고봉 Mt. Whitney에서 여정의 막을 내린다.

만년설을 연상케 하는 두터운 눈으로 덮인 화강암 바위산과 토파즈 빛깔의 푸른 호수, 야생화 만발한 초장과 진동하는 폭포소리 등 John Muir Trail(JMT)은 다녀온 많은 산악인들이 한결같이 경이로운 곳이라고 칭송하는 등산로이다.

자연을 벗하는 탐험가이자 자연보호주의자이며 명필가이기도한 John Muir는 스코틀랜드에서 출생하여 미국에 이민 와 California에 정착한 후 알라스카, 남미, 아시아등 세계 여러곳을 여행한 가운데서도 Yosemite와 Sierra Nevada를 자신이 본 산맥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이라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JMT 216마일을 하루 평균 10-12 마일을 걷는다면 약 20일이 소요된다. 중간에 마을이나 가로지르는 도로가 없어 재보급을 위한 계획이 필요하다. 등산로는 관리가 잘되어 있고 표지판도 쉽게 알아볼 수 있다. 시냇물을 건너가고 눈 덮인 pass를 지나는 등 장애물들이 있으나 암벽 등반을 하는곳은 없다. 하지만 JMT를 계획하는 산악인들은 훈련을 통하여 40파운드 무게의 배낭을 메고 계속하여 10-15마일 거리를 등산할 수 있는 체력과 인내심을 갖추어야한다. LA에서 가까운 중부 California에 JMT가 있다는 것이 우리에겐 큰 축복이 아닐 수 없다. JMT 에서 접하는 아름다운 자연과 동식물, 그리고 동료산악인들과의 대화를 통해 풍요롭고도 오래 추억에 남을 산행을 경험해보도록하자.



8월 1일(수요일)

지난해 8월 북쪽 코스를 8박 9일 동안 마쳤고 올해 남쪽 코스를 답사를 하면 John Muir Trail을 완전히 마치게 된다. 오랫동안 계획하고 준비한 산행이어서 큰 부담은 없다. 모든 장비는 지난해 쓰던 것을 다시 챙기고 몇 가지만 보충을 했다. 지난해와 다른 점이라면 중간 보급이 마땅하지 않기 때문에 9일치 식량을 전부 베낭에 넣고 산행을 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미 JMT 전 구간을 마친 임헌성 회원이 중간 보급은 있어야 한다면서 중간 지점인 Onion Valley에서 자신이 직접 들어와 보급품을 떨어뜨려 놓겠다고 제의했다. 그런데 같이 산행을 함께 하려고 했던 김영환 원정 총무가 사업상 8박 9일을 하지 못하고 Ride와 중간 보급을 맡아 주겠다고 한다. 산악회 내에서도 믿음직한 산 사나이로 알려진 김영환 원정총무의 도움으로 모든 일정이 순조롭게 진행 되게 되었다.

8월 1일 총 4명의 JMT 주자들은 새벽 4시에 LA를 출발하여 목적지인 Florence Lake으로 향했다. Delano, Visalia를 지나고 Fresno를 못 미쳐 168 Hwy를 따라 Prather Ranger Station에 도착 하니 오전 9시가 되었다. 미리 예약된 퍼밋을 픽업하고 JMT 휘장도 4장을 구입하여 하나씩 나눠 가졌다.

Florence Lake으로 들어가는 길은 매우 아름답다. 바위와 오크나무가 조화된 전원풍경의 집들이 있는가하면 파인트리가 빼곡한 산속에 숨어 있는 호수에는 보트와 낚시를 위한 휴가 시설도 훌륭하다. 주중이어서인지 사람은 많지 않고 산속을 향하는 우리일행은 그저 한가롭다.

Florence Lake으로 가까울수록 험해지던 길은 약 20마일 남겨 놓고는 차량 한 대가 간신히 지날 수 있다. 반대편에서 차량이 나타나면 길옆으로 자리를 내 주느라 매우 신경이 쓰인다. 어느덧 멀리 High Sierra의 거대한 봉우리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중 몇 개는 지난해 눈여겨보았던 곳으로 이름이 기억난다.

Florence Lake 못 미쳐 나오는 Ward Lake에는 Camping을 즐기는 사람들이 제법 많다. 그림 같은 호수에 낚시튜브를 띄워 놓고 물속에 잠겨 있는 모습이 너무나 평화로워 보인다. 저절로 차를 세우고 사진을 몇 장 찍는다. 예전에 미리 이런 곳을 알았더라면 자녀들과 한번쯤 와 볼걸 하면서 후회를 한다.

Florence Lake은 물이 많이 빠진 듯 한참 아래쪽에 보트 한 대가 메여있다. 조그만 Store를 지키는 점원에게서 One Way Ticket을 1인당 $10 에 구입했다. 호수를 건너는 보트는 2시간 마다 있는데 다음 시간인 12:30 까지는 아직 한 시간이나 남았다. Register를 보니 어제 저녁 북쪽 코스로 떠난 박경학, 올리브 회원이 7:30에 사인 한 것이 보인다.

짐을 내리고 김영환 원정총무와 작별을 했다. 김 총무는 지금부터 Kings Canyon 으로 내려가 2일에 걸쳐 산행한 후 Vidette Meadow에 보급 식량을 떨어 뜨려 놓으면 5일 후에 우리가 찾게 되는 것이다. 보트를 기다리는 사이에 얼음 봉지를 가득 실은 트럭이 Store 앞에 도착했다. 일손이 모자란듯하여 얼음을 냉장고까지 나르는 일을 도와주었더니 아이스크림을 하나 골라 먹으란다. 그리고 볼펜이 없어 사려고 하였더니 자기가 쓰던 것 중 하나를 준다. 외진 산골의 훈훈한 인정를 느껴본다.

보트로 Florence Lake를 건너 약 1마일을 걸으니 JMT로 향하는 이정표가 나온다. 이곳부터 JMT를 만나는 지점까지는 약 6.5마일 그곳에서 3마일 더 전진한 후 Aspen Meadow에서 첫날 캠핑을 하도록 계획이 되어 있다. 약 6마일 지점에서 Muir Trail Ranch를 지나게 되었다, 나무로 지은 Lodge가 몇 채 있고 마구간이 있다. JMT 여행객들이 목욕도 하고 잠시 쉬어 갈수 있는 시설이다. 그리고 조금 위편으로 유명한 야외 온천이 있다. 많은 산악인들이 JMT 여행 중 지친 몸을 회복하기위해 찾는 곳이다. 그러나 갈 길이 급한 우리로서는 시작도 하기 전에 온천부터 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이윽고 JMT와 만나고 지난해 휴식을 취했던 기억이 있는 San Joaquin River의 다리 아래에 도착 했다. 올해는 High Sierra에도 산봉우리 눈은 거의 녹아 버렸고 곳곳에 바닥이 난 웅덩이들이 보인다. 그러나 강물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흰 물보라를 일으키며 우렁차게 솟아진다. 여기저기서 야영준비를 하는 산악인들이 보인다. 지류를 따라 계속 올라가니 남 가주에는 보기 힘든 Aspen 숲이 나타난다. 고지대에서 물길을 따라 자란다는 사시나무 Aspen. 수많은 잎사귀들은 아직 노란 낙엽으로 변할 때가 안된 듯 초록으로 손짓하며 쉼 없이 찰랑 거리고 있다. 그 숲속으로 매우 훌륭한 Camping 공간을 발견했다. Tent를 친후 저녁밥을 짓고 육개장을 끓여 맛있게 식사를 했다. 산봉우리에 먹구름이 가득 걸려있지만 여유 있는 JMT의 첫날밤은 평온하기만하다.



8월 2일 (목요일) 5:00 기상 아침: 누룽지 + 밑반찬

지난밤에 갑자기 비가 뿌려 염려를 했으나 다행히 오래 가지 않고 멈추었다. 산 행중 비를 만나는 것은 매우 걱정스러운 일이다, 비옷으로 갈아입는 것도 번거롭거니와 비에 젖어 Hypothermia에 걸릴 경우 산행에 막대한 차질을 빚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산행에는 제발 비를 만나지 않기를 기대해 본다. 오전 6:20분 출발하여 초장사이로 시냇물 소리가 시원한 Evolution Valley를 걸어간다. 숲속에는 지금 막 기상하여 아침을 하거나 출발을 준비 하는 팀들이 여럿 보인다.

지금 까지는 거의 평지이어서 걷는데 어려움이 없었으나 Evolution Lake으로 올라가는 길은 상당한 경사가 있다. 산허리를 올라가면서 쉴 곳을 찾는데 폭포소리가 요란하다. Trail을 조금 벗어난 곳으로 내려가 보니 대단한량의 폭포수가 떨어지고 있었다. 아마 위편의 Evolution Lake에서 흘러나오는 물인것 같다. 등반학교 출신인 조래복 회원이 주저 없이 바위를 타고 폭포 아래까지 내려간다. 뒤따라 내려가 보니 제법 운치가 있다. 자연스럽게 폭포와 어울려 사진을 찍다보니 약 30분 정도가 후딱 지나간다.

폭포 다음으로 도착한 McClure Meadow에는 넓고도 푸른 초원에 맑은 시내가 흘러간다. 지도에 Ranger Station이 있는 것으로 표시되어 있어 유심히 보았으나 그저 조그마한 건물이 하나있고 Trail 보수작업을 위한 인부들이 삽을 들고 나서는 모습이 보인다.

물이 얕게 흐르는 시내를 건너는데 젊은 백인 청년들이 신발을 벗고 우리 옆으로 물길을 건넌다. 남자 하나에 여자 세 명으로 짝이 맞지 않는 듯하지만 JMT 여행 중 흔히 볼 수 있는 팀이다. JMT 여행자들 중 혼자인 Solo가 절반 정도 되고 그중 여성이 절반이나 된다는 통계도 나와 있다.

시내를 건넌 후 Mt. Whitney 까지 가느냐고 물으니 그렇다고 한다. Yosemite에서 출발하여 10일째인데 Edison lake에 있는 Vermilion 리조트에서 한번 쉬었다고 한다. 그리고 우리에게 Mt. Whitney 까지 며칠 만에 갈 예정인지 묻는다. 8일 이라고 하자 자신들은 9일을 예정하고 있다고 한다. 이 그룹과는 다음 이틀 동안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만났지만 3일째부터 영 만나지 못했는데, 우리 팀의 경우 하루 15마일씩 약 12시간씩 산행을 했으나 그들은 오후 4시만 되면 Tent를 치고 야영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설암 산악회의 2003년 및 2005년 JMT 기록을 보면 남성들이 2명으로 짝을 지은 경우 8박 9일 여정을 6박 7일에 마친 일이 있다. 하루에 거의 18마일씩 산행을 한 셈인데 기록적인 스피드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대부분의 JMT여행자들은 하루 12 에서 14마일 정도씩 무리하지 않는 여유로움을 볼 수 있었다.

Evolution Lake 에 도착하니 산세가 매우 훌륭하다, 먹구름 사이로 비치는 햇살로 인해 회색 화강암이 음양으로 나뉘며 번쩍이는 모습이 신비롭다. 호숫가에는 어디서 올라왔는지 Casual 차림의 낚시하는 소년도 있다. 잘 잡히느냐고 물어보니 송어 사이즈가 작아 입질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호수가 얼마나 큰지 돌아 나오는데도 약 한 시간이 걸린다. 오늘 야영지인 Wanda Lake 까지는 아직 거리가 많이 남아 있는데 먹구름 덮인 하늘에서 갑자기 비가 뿌리기 시작한다. 얼른 Pancho를 뒤집어쓰고 준비를 했다. 그리고 조금 떨어져 오는 강 회원을 기다렸다. 잠시 후 만난 강 회원에게 Pancho를 입으실 것을 권하고 길을 재촉했다. 비가 점점 심하게 내리고 천둥 번개가 내리친다. 염려했던 데로 높은 산악지역에서 빈번히 발생하는 폭우가 솟아졌다. Evolution Creek을 지나 반대편에서 오는 산행인 들에게 Wanda Lake까지 얼마나 걸리느냐 묻자 약 1.5마일 거리지만 그쪽도 천둥 번개가 몰아쳐 상황이 좋지 않다고 알려준다. 주의를 둘러보았으나 Tent를 칠만한 장소가 없어 계속 전진해야 한다. 그런데 뒤쳐진 강 회원이 보이질 않는다. 약 30분간 기다린 후 만난 강 회원의 안색이 좋질 않다. 비옷 장비를 너무 깊숙이 넣어두어 꺼내 입느라고 비에 흠뻑 젖었다고 한다.

어렵사리 Wanda Lake에 도착하니 다행히 비는 멈추었다. 그리고 여러 팀들이 호수 주위에 Tent를 치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아름다운 호수 Wanda Lake(John Muir의 첫째 딸 이름), 그러나 그 아름다움을 즐기고 있을 형편이 아니었다. 얼른 Tent를 치고 오한 증세로 떨고 있는 강 회원을 침낭으로 들어가게 한 후 밥과 국을 끓여 준비를 했으나 많이 드시질 못한다. 붉게 석양이 지는 Wanda Lake의 걱정스러운 하루가 저물어간다.



8월 3일 (금요일) 6:00 기상 아침: 누룽지 + 밑반찬

아침에 일어나 보니 강 회원의 상태가 매우 호전 되었다. 연세가 있으시나 평소에 산악회의 누구보다 잘 걸으시던 체력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혹시나 했던 것이 기우이었음이 증명 되었다. 어제 저녁 Wanda Lake(11426)은 저녁노을이 지는 모습이 아름답다고 생각 되었으나, 아침에 일어나 보니 눈 덮인 주변 바위산들이 호수위로 대칭으로 드리워있다. 말로 형용 할 수 없는 우아한 모습에 넋을 잃을 정도이다. John Muir가 이 호수에 특별히 마음에 두고 있었던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이번 JMT 여행중 첫 번째 고개인 Muir Pass(11,955)는 바로 아래편의 Wanda호수에서 야영한 덕분에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았다. Pass 위에는 유명한 Muir Hut이 세워져 있었다. 1930년에 지어진 이 석조건물은 모양이 매우 특이한데 이 지역에 잦은 천둥 번개를 피할 수 있게 된 대피소이다. 내부에는 불을 피지는 못하지만 약 10명이 잘 수 있는 공간이 있었다.

Muir Pass에서 부터는 계속해서 내리막길인데 앞에 보이는 호수가 매우 아름답다. 지도를 보니 Helen Lake이다. John Muir의 또 다른 딸 이름으로 그 이름에 걸맞게 평온 한 듯 하면서도 고고한 자태를 갖추고 있었다. 날씨는 매우 맑았고 온도도 적당했다. 우렁차게 흐르는 물길위로 높이 솟구친 검은색 봉우리가 있어 지도를 보니 Black Giant라고 되어 있다. JMT의 많은 산, 호수 이름이 언뜻 듣기에 좀 특이 하지만, 되새겨보면 모두 나름대로 사연과 의미가 있다. Black Giant에서 머금은 굵은 물줄기가 하얀 거품을 내면서 아래편의 초장으로 연신 솟아져 내려온다.

12시 즈음 냇가에서 점심을 하는 동안 목욕도 하고 빨래도 했다. 우리보다 조금 늦게 출발한 팀들이 속속 우리를 지나친다. 오후 2시 Bishop Pass로 갈라지는 Little Pete Meadow에서 사슴을 만났다. 꽁지를 우리 쪽으로 둔 것으로 보아 언제든지 달아날 준비는 되어 있는 듯하다. 그러나 움직일 생각을 않고 빤히 쳐다본다. 남 가주의 산에 만나는 사슴들은 사람의 기척이 나면 얼른 숨어 버리지만 이곳의 사슴은 매우 여유가 있어 보인다. 한참 사진을 찍는 동안 부동자세로 포즈를 취해 준다.

오후 7:30분 즈음 Deer Meadow 근처에서 야영지를 찾으려고 하였으나 마땅한 곳이 없다. 호수가 야영지로 가장 좋은 곳이지만 호수를 찾지 못할 경우 물이 흐르는 시냇가 근처를 찾아야한다. 저녁을 끓이고 설거지하고 마실 물을 정수해서 담아야 하기 때문이다. 다행히 Camp를 한 적이 있는 곳을 찾아 짐을 풀었다. 주변에는 아무도 없고 우리뿐이다. 얼른 Tent를 치고 물을 길어 밥을 끓인다.

JMT를 여행 하는 동안 여러 가지 잡다한 생각을 하게 되는데 처음 며칠은 지나온 과거, 가정문제, 사업문제를 생각하다가 4일 즈음 되니 그저 먹는 생각뿐이다. 어디에 있는 식당에서 먹었던 갈비 냉면이 맛있더라 하는 식이다. 저녁 후에 심심풀이로 지금 혹시 먹고 싶은 음식이 있어요? 우리 동네에는 해물탕을 잘하는 집이 있는데.. 하고 말을 꺼내자 강회원이 집 근처에 민어 매운탕을 잘하는 집이 있다고 하신다. 살도 팍팍하고 제법 먹을 게 있는데 JMT가 끝나면 모두 가서 한번 먹자고 하신다.

오늘은 약 12시간을 산행 한 셈이다. 건너편 높은 바위산에서 물길이 쏟아져 내려온 흔적을 바라다보면서 태곳적부터 계속되어온 이곳 자연 속에서 우리는 그저 지나가는 나그네일 뿐인 것을 다시 확인한다.



8월 4일 (토요일) 6:00 기상 7:20출발 아침 Instant 수프

그동안 강 회원이 준비해온 밑반찬으로 매우 입맛에 맞는 식사를 했다. JMT 여행 중 대부분을 행동식(Power Bar, Trail Mix) 으로 때울 각오를 하고 있었는데 강 회원이 멸치, 오이지, 오징어, 복음 고추장 등 밑반찬 뿐 아니라, 당근, 오이, 고구마를 준비 해와 3일째 까지 Fresh 한 채소를 먹을 수 있는 것이 큰 힘이 되었다.

오늘은 마서 패스(Mather Pass)를 넘어야한다. 등반고도는 약 3,400 피트. 일단 중간 부분인 Palisade Lake를 올라야 하는데 경사가 보통이 아니다. 추춘득 부회장이 환송모임에서 Palisade Lake에서 둘러보면 14좌(14,000‘급) 봉우리들이 여럿 보입니다 하던 말이 떠오른다. 과연 하늘을 찌를 듯한 고봉들이 버티고 있었다. 호수에 도착하니 물이 어찌나 맑은지. 송어 몇 마리가 서서히 헤엄치는 모습이 적나라하게 보인다.

Palisade Lake를 끼고 계속 오르다보니 시원한 물줄기가 솟아지는 지류를 만났다. 주변이 평평한 바위로 둘러져 있어 점심을 하기에 안성맞춤이었다. Tent와 침낭을 꺼내 햇볕에 말리고 그동안 못한 빨래를 꺼냈다. 빨랫감이라야 여벌로 하나씩 가져온 속옷과 양말, 아래위 등산복이 전부이지만 이틀에 한번 꼴로 빨래를 한다. 점심은로는 Instant 양송이 수프인데 맛이 제법 훌륭하다. 수프에 넣을 크래커가 떨어져 다른 것이 없나 찾아보니 건빵이 있다. 건빵을 잘게 부수어 수프에 넣으니 크래커와 비슷한 맛이 난다.

우리가 준비한 음식을 살펴보면 쌀과 인스턴트 국, 수프, 누룽지, 행동식 등인데. 한국인 입맛이어인지 어쩔 수 없이 쌀과 국을 먼저 소비하게 된다. 그리고 Instant 수프, 행동식 순서인데 쌀은 이제 동이 났고 누룽지가 한끼 정도 남아 있다. 식량 재보급까지 아껴야한다.

힘들게 Mather Pass에 올라서니 처음 보는 백인 커플 Tom(65) 과 Madelin(51)이 먼저 올라와 있다. 인사를 하니 자신들은 Kings Canyon에서 출발하여 15일째 산행 중이라고 한다. Madelin은 여러 가지로 궁금증이 많은 여성으로 우리의 출신 국가, 나이에 직업까지 물어 본다. 작년에도 JMT 북쪽을 했으며 Korean 이라고 하자 지난해에도 한국인을 만났다면서 반가워한다. 한국인중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대답했다. Tom은 본래 LA 출신이지만 복잡한 도시가 싫어 Oregon의 작은 시골에서 살면서 산행을 자주 한다고 한다. Tom의 나이가 65세라고 하는데 거의 10년은 젊어 보인다. 강 회원이 자신보다 한 살이나 많은 사람이 거의 55 pound나 되는 짐을 지고 이렇게 오랫동안 여행하다니 하면서 놀란다.

오늘 저녁은 Lake Marjorie에서 야영하기로 되어 있다고 말하자 Madlin이 그 호수가 여기서 보인다면서 방향을 가리킨다. 멀리 지평선 끝에 높은 산이 보이고 그 아래 호수가 조그마하게 보인다. 여기서 8마일의 거리인데 해지기전에 갈수 있을까? Tom & Madelin 과 작별한 후 오후 온종일을 걸었다. 가도 가도 호수는 나타나지 않는다. 급한 마음에 실제 걸은 거리를 과대평가 할 때가 종종 있는데 지도를 보면서 이쯤 왔겠지 하면 한참 뒤에나 이정표가 나와서 우리를 실망하게 하곤 한다.

오후 5시 이후에 체력이 저하된다는 강 회원이 뒤에 떨어져있다. 우여 곡절 끝에Lake Marjorie 옆에 Tent를 치니 벌써 저녁 8:30분이다. 오늘은 14시간 산행을 한 셈이다. 컴컴한 가운데 북어국과 남은 누룽지로 저녁을 끓였으나 강회원은 거의 들지를 못한다. 다시 걱정을 뒤로 하고 잠자리에 들려고 하니 차가운 밤하늘을 수놓은 별들과 우윳빛처럼 퍼져있는 은하수가 하늘 위에 또 다른 세상이 있는 듯 펼쳐진다.



8월 5일(일요일) 6:00 기상 7:20 출발

강 회원이 아침에 회복기가 있어 비상으로 남겨둔 라면을 끓였다. 일단 입맛을 돋워 다른 음식을 먹게 하기위해서인데, 성공이었다. 입맛을 회복한 강 회원은 나중에 돋워진 입맛으로 다른 음식을 취할 수 있어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조회원과 본인은 끓는 물을 넣어 먹는 Mountain House의 Teriyaki Chicken으로 아침을 대신 하였는데 쌀과 고기가 제법 많이 들어 있었다.

식사 후 물을 정수하려고 호숫가에 앉으니 화강암 바위산으로 병풍을 두른 차디찬 호수에 잔잔한 물결이 활 같이 퍼지면서 내게로 달려온다. 웬일인지 김정호의 이름모를 소녀가 저절로 나온다. “밤은 깊어가고 산새들은 잠들어 아무도 찾지 않는 조그만 연못 속에... 출렁이는 물결 속에 마음을 달래려고 …….” 전체 가사는 모르지만 기억나는 데로 흥얼거린다. 아침나절 숲속을 걸을 때면 찬송가 “주 하나님 지으신 모든 세계 내 마음속에 그리워 볼 때 …… 주님의 높고 위대하심을 찬양하네! 가 나오지만 지금은 옛적 가슴속에 두었던 유행가가 가슴에 닿는 것은 웬일일까?

강 회원이 기력을 회복하여 걷는데 문제가 없다. 오늘은 일요일 특별히 강 회원에게 힘을 주시고 모두들 무사히 JMT를 마치도록 기도를 드렸다. 9:00시에 Pinchot Pass(12130)를 넘어 오늘 목적지인 Rae Lake로 향했다. 이제 부터는 저녁에 너무 무리 하지 않고 오후 6시 이전에 무조건 야영을 하기로 했다. 본래 목적은 8박 9일 이었으나 현재 우리의 속도는 7박 8일 을 향해 달리고 있었다. 조금만 속도를 늦추면 편한데, 사진도 많이 찍고 즐기면서 산행 할 것을 다짐한다. 점심 즈음에 경사가 심하지 않은 바위위로 폭포수가 얇게 흐르는 수려한 계곡에 도착했다. 모두 목욕과 빨래를 한 후 점심을 하고 약 1시간가량을 푹 쉬었다.

저녁 6시경 Rae Lake 아래편에 있는 Dollar Lake에 여장을 풀었다. 우리 옆에 목욕은 오랫동안 못하고 수염을 잔뜩 기른 백인 청년 2명이 송어 낚시 준비를 하고 있었다. Dollar Lake으로 기울은 바위산이 대칭으로 드리우면서 호수 면에 비친 모양이 매우 아름답다. 저녁이어서인지 벌레를 먹으려는 송어들이 이곳저곳에서 물 위로 펄쩍뛰어 오른다. 저녁은 Instant 수프와 건빵으로 대신했다.



8월 6일 (월요일) 4:30 기상 5;30 출발

오늘은 Glen Pass(11978)를 넘어야 한다. 그리고 식량 보급을 받는 날이다. 보급품에는 쌀과 수프, 약과, 사과가 있다. 저절로 군침이 돈다. 아침나절에 도착한 Rae Lake은 너무나 환상적이다. 큰 Lake 3개로 구성된 이곳은 다른 곳과 비교해 특이한 모양새의 산봉우리도 많다. 촛대처럼 높이 솟은 Fin Dome(11693), Painted Lady(12119) 봉우리는 거울 같은 호수 위로 드리워져 대칭된 모습이 호수에 그려 놓은 그림처럼 바라보는 이의 눈을 현란하게 한다.

아름다운 풍경을 눈과 사진에 담고 Glen Pass 밑자락에 도착 하니 바람이 제법 세다. Windbreaker를 입고 Power Bar를 먹으면서 에너지를 충전 시키고 있는데 짧은 바지 차림의 백인 여성 두명이 우리를 지나간다. Rae Lake에서 혹시나 김영환 원정 총무가 이곳 까지 오지 않았을까 하여 Bear Barrel을 찾던 중 그곳에서 아침 식사를 하던 여성 들이었다. 인사를 하면서 지나치는 모습이 거의 조깅을 하는 수준이다. 이 매서운 바람 속에 참 대단하다고 생각 하는데 벌써 저만치 가있다.

우리도 서서히 일어나 Pass를 올려다보니 돌무더기 바위산은 깎아지른 듯이 파놓은 스위치백을 올라가야했다. 조래복 회원이 앞서가는 백인 여성들을 따라 잡아 보겠다고 먼저 올라간다. 한참을 헉헉대면서 Pass 중간 즈음을 오르니 백인 여성들이 정상에 도착 하는 모습이 보인다. 그런데 조래복 회원이 바로 뒤에 따라 붙어 있다. 우리 산악회에서도 알아주는 주력인데 과연 하면서 감탄한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이 두여성은 약 2주전 Yosemite에서 출발하여 JMT를 17일에 완주할 예정이었다. 발랄하고 어려보여 대학생들로 알았으나 그중 Katherine은 Calabasas 고등학교 영어 선생님이고 또 한 친구는 College 교수님이시란다. 여름방학을 통해 3명의 친구가 JMT를 시작 했으나 한명은 다리가 부어 중간 기착지인 Florence Lake로 빠져 나갔다고 한다.

Pass를 지나 한참 내려오니 Boy scout 학생들이 우리를 지나친다. Rancho Cucamonga에서 온 남녀 학생들과 성인 대원들이었다. 이제 조금 더 가면 식량이 데포 되어 있는 Vidette Meadow 가 나온다. 열심히 가다보니 돌 위에 파란 메모지가 보인다. 자세히 보니 김영환 원정총무가 남겨 놓은 메모지 이었다. "Vidette Meadow Camp Site에 음식 있습니다." 얼마나 반가운지. 김 총무가 이틀에 걸쳐 이곳 까지 와서 음식을 놓고 같구나. 고마운 마음이 기득하다. 조금 더 전진 하니 안부를 묻는 2장의 메모를 더 남겼다.

Vidette Meadow에서부터 Bear Barrel을 찾기 시작했다. 혼자서 큰 Tent를 치고 있는 백인 할아버지에게 Bear Barrel의 위치를 묻자 약 50 피트 전방에 있다고 한다. 얼른 올라가 보니 과연 있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자 우리 물건은 보이지 않고 휴지 2통과 Oatmeal 한 봉지만 있는 것이었다. 우리 식량은 어디 있는 것일까? 갈라지는 지점부터 눈여겨보았는데 이것이 첫 번째 Bear barrel 이었다. 다시 혼자 반대편으로 돌아가서 발견하지 못한 Barrel이 있는지 확인하였다. 할아버지에게 혹시 다른 Barrel 이 있는곳을 아느냐고 물었더니 이곳에는 총 4개가 있다고 한다. 자신은 1시에 짐꾼으로부터 보급품을 받기로 하여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총 4개라면 이곳이 아니고 다음인가? 다시 JMT롤 향하면서 이곳에 없는 이유를 되새겨 보았다. 음식을 발견하지 못하자 강 회원의 실망이 대단했다. 보급품에 있는 사과를 먹고 싶다고 했었는데 사과 뿐 아니라 아무것도 얻지를 못했으니 힘이 빠질 만 하다. 일단 상황을 냉정하게 정리 해본다. 앞으로 남은 일정은 3일, 배낭에 음식은 충분히 있다. 혹시나 하여 지나온 Rae Lake에서 Bear Barrel을 열어보았을 때 누구든지 자유롭게 가져가도록 된 물건 중에서 Tuna pack 3개를 가져온 것이 있고 이곳에 Oatmeal이 있었다. 일단 이것으로 점심을 끓였다. Oatmeal은 쌀과 달리 우리 입맛에 맞지는 않았지만 먹을 만했다. 그리고 Tuna는 훌륭한 단백질 공급원이 되었다.

점심 후 계속하여 다음 목적지인 Forester Pass로 향하는데 과연 약 1마일마다 Bear Barrel이 하나 씩 있다. 그러나 어느 것 하나 우리 물건은 없었다. 계속하여 올라가는데 개울가에 Tent를 치고 있던 Katherine과 친구를 만났다. 사정 얘기를 들은 Katherine이 우리를 위로 한다. 특히 강 회원에게 “음식도 사과도 못 찾았지만 너무 실망 하지 마세요!” 하면서 힘을 북 돋운다. 그리고 이곳이 Camp 하기 좋으니 괜찮으면 자기 옆 자리를 쓰라고 한다. 그러나 우리가 Tent 하기에는 너무 이른 시간이었다. 우리는 좀 더 올라가겠다고 하고 작별을 했다.

약 한시간을 더 오르니 Glen Pass 밑자락에 도착 했다. 혼자 여행하던 백인 청년과 자리를 같이 쓰게 되어 고도를 물어 보니 11,300' 라고 한다. 오늘은 이곳에서 묵고 내일 아침 일찍 Glen Pass를 치기로 했다. 저녁은 Beef Jerky 와 고소미, 매실 홍차로 대신 했다.



8월 7일 (화요일) 5:30 기상 7:20 출발 아침: 투나 & 잣죽

오늘은 Mt. Whitney 아래의 Guitar Lake까지만 가면 우리를 Pick Up 하러온 김영환 원정총무를 만나게 된다. 그러나 거리가 약 18마일이나 되어 과연 갈수 있을까 걱정이 된다. 만약 못 만나면 하루가 더 늦어질 가능성이 많다.

부지런히 Forester Pass(13180)로 오르니 우리 앞에 한 무리의 Boy scout 대원들이 오르고 있다. 일정 거리를 두고 열심히 오르는 모습들을 멀리서 바라보니 열심히 일하는 개미 행렬처럼 보기가 좋다. 정상에 다다르니 어제 본 Boy scout들이 아니고 다른 팀이다. San Francisco 인근에 온 928 대원들로 성인 3명에 Teenager 3명으로 구성이 되어 있었다. 정상에서 우리와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서로 어울려 사진도 찍었다. 그중 Leader는 Sitcom "Friends" 에 나오는 배우 David Schwimmer와 흡사하게 닮았다. 이곳에 온 자신의 모습을 찍어 Wife에게 어디에 갔다 왔는지 증명을 해야 한다면서 Pass 이정표 앞에서 사진을 부탁한다.

점심에 햇살이 밝게 내리 쬐고 물길이 얇게 바위를 타고 흐르는 기막힌 장소에 도착했다. 점심 준비를 하고 주위를 살펴보니 제법 여유가 있어 보이는 한 무리의 Camper들이 Tent를 여럿 쳐 놓고 쉬고 있었다. Mt. Whitney가 가까워서 그 쪽에서 올라온 사람들인가? 아무리 그렇지만 JMT를 여행 하는 산행인들이 이렇게 한가 할 수가 있을까? 하고 의아 했는데 일본인처럼 생긴 사람이 우리 옆으로 오더니 “Are you Japanese? 하면서 말을 걸어온다. ”We are Korean. “ ”오, 한국 분들이세요? 반갑습니다. “ 알고 보니 Jeff 방이란 한국 분으로 Sierra Club 소속팀들과 함께 Onion Valley에서 올라와 이곳에서 머물고 있다고 한다. 그동안 한국 산악회에 참여하고 싶었으나 마땅한곳을 찾지 못했는데 설암 산악회에서 JMT와 같은 Backpacking Trip을 한다니 매우 반가워한다. 서로 정보를 나누고 다시 연락 할것을 약속하고 헤어졌다.

잠시 후 멀리 Mt. Whitney 와 매우 흡사한 산맥이 나타났다. Mt. Whitney 11.5 마일이라는 이정표를 보았으니 이제 일정도 얼마 남지 않았다. Crabtree Ranger Station을 지나 Guitar Lake에서 김영환 씨를 만나고 그 다음날 Mt. Whitney를 오른 후 하산 하면 끝이다. 매일마다 Pass를 넘는 것이 괴롭고 지겨웠는데 벌써 7일째 지나가고 있었다. 지나고 보니 세월은 참으로 빠르다. 너무 어두워지기 전에 도착 한다는 급한 마음에 모든 힘을 내어 걷다 보니 조금 떨어진 강 회원을 기다려줄 형편이 안 된다. 스스로 페이스를 잃으면 자신을 가눌 수 없을 정도로 지칠 수 있어 조심 하면서 전진을 한다.

그 와중에 뒤에서 앞질러 오는 백인 청년들이 있어 물어보니 강 회원이 천천히는 오지만 “In Good Spirit" 이라고 한다. 안심하고 Crabtree Ranger Station 까지오니 Walkie Talkie에서 김영환 원정 총무와 교신이 닿는다. 자신은 Guitar Lake에서 저녁을 지어 놓고 기다린다고 한다. 조래복 회원에게 Walkie Talkie를 쥐어 주고 먼저 올라가 김영환 총무를 만난 후 강 회원의 배낭을 가지러 오라고 부탁을 했다. 그리고 홀로 터벅터벅 올라가는데 Mt. Whitney 주변이 저녁노을에 젖어 빨갛게 변한 모습이 보인다. 길옆의 Timberline 호수에는 수백 마리의 송어들이 저녁을 먹으려고 연신 물위로 춤추듯 뛰어 오른다.

완전히 어두워져 헤드램프를 꺼내자 저 멀리 위쪽에서 누군가 헤드램프를 반짝이면서 이쪽으로 내려오고 있었다. 어쩌면 지난해 JMT에서 김영환 원정총무를 만나던 장면과 그다지도 흡사한가. 이윽고 김영환 총무와 반갑게 인사한 후 강 회원을 부탁하고 계속 오른다. 드디어 Guitar Lake에 도착하니 조래복 회원이 마중을 나와 준다.

잠시후 4명의 Member가 다 모여 그동안 힘들었던 이야기를 나누고 저녁을 했다. 김 총무가 비상용으로 준비한 코냑을 조금 나누니 몸에서 훈기가 돌면서 기분이 많이 호전된다. 오늘은 시간이 늦었으므로 내일 아침 늦게까지 푹 자기로 했다.



8월 8일 (수요일) 6:30분 기상 8:15분 출발

어젯밤은 바람도 불고 날씨가 추워 그동안 문제가 없던 침낭이 춥게 느껴진 하루였다. 이제 Mt. Whitney로 오르는 Trail Crest(13480) 까지가 오늘의 관문이다. 남은 수프로 아침을 느지막하게 하고 기타 레잌을 출발했다. JMT의 마지막 지점인 Mt. Whitney는 우리가 모두 한번 이상 왔었고 조래복 회원의 경우 지난달에도 왔던 곳이어서 대신 근처의 Mt. Muir를 오르기로 했다. Mt. Muir 역시 14,015 피트의 고봉으로 California에 있는 15개의 14ers에 속하는데, 모두들 Mt. Whitney로 정신 집중을 하기 때문에 바로 옆에 있으면서도 찾는 이가 적은 곳이다. 우리로서는 언젠가 해야 할 14ers 중 한 봉우리라도 미리 정복 해두자는 심산이었다.

그러나 Trail Crest로 오르는 동안 기진맥진 하게 된다. 약 2마일 거리에 2,000피트 고도를 오르게 되니 그 경사가 보통이 아니다. 원래 길이 없는 바위산을 깍은 곳이어서 어느 곳 하나 안전하게 보이는 곳이 없다. 오르는 와중에 Dollar Lake에서 같이 Camping을 했던 수염 난 청년들인 Steve와 Chris 다시 만났다. 이 들은 Big Bear에 거주 하는데 San Bernaridno 산맥을 뒷마당 드나들듯이 하다가 오랜만에 JMT를 한다고 한다.

이윽고 Trail Crest에 도착하니 그 아슬아슬한 공간이 비좁도록 많은 산행인들이 몰려있었다. Mt. Whitney Portal에서 올라온 산행인들과 JMT 주자들 모두 Mt. Whitney를 오르기 위해 무거운 배낭을 내려놓고 간편한 차림으로 Whitney Trail을 오른다. 강 회원과 김 영환 원정총무는 아래편의 Trail Camp로 내려가 우리를 기다리기로 하고 조래복 회원과 본인은 Mt. Muir로 향했다.

봉우리가 있는 방향을 보고 바위 위로 오르기 시작하는데 Mt. Muir는 멀지 않았다. Trail Camp 까지 2000 피트를 깎아지른 듯한 동쪽 벽은 보기에도 아찔하다. 서쪽 벽을 타고 오르는 길이 유일한 루트인데 Class 3 암벽(자일 없이 오를 수 있는 곳)이라고 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보아온 Class 3 와는 틀린다. 수직벽이 사람 키의 2배가 되는 곳이 있다. 벌써 꼭대기에는 경험 있는 산악인들이 몇 명 오르고 있었다. 조래복 회원이 얼른 바위에 붙어 그들 뒤를 따라 오른다. 본인이 열심히 사진을 찍고 있는 동안 정상 바위에 거의 다다랐다. 본인은 도저히 엄두가 나지 않아 바위에 붙어 오르는 척 포즈만 취하고 내려 왔다. 마음만 앞서 그냥 오를 수 있는 곳이 아니었고 암벽훈련을 받아야 가능한곳이었다. 다음 기회를 기대해 볼 수밖에.

Trail Crest에서부터 자동차가 있는 Portal 까지는 9마일, 예전에는 5시간 정도 걸리던 거리였으나 오늘은 왠지 기운이 난다. 열심히 내려오니 도로가 보이고 자동차가 보인다. Portal에 있는 Store 앞에 모두들 모였다. 드디어 끝이 났는가?

처음 밟아보는 코스라 어려움도 많았고 하루 12시간씩 무거운 배낭을 메고 걸은 후 지친 모습으로 쓰러지듯 눕고 하였는데 일정을 끝내고 자동차에 몸을 실으니 다시 세속의 생활로 돌아가는 것인가? 오후 5시, 모두들 서로 격려를 하면서 또한 그동안 그렇게 갈망했던 민어 매운탕을 맛보기 위해 4명의 JMT주자들은 LA를 향해 395번 Hwy를 신나게 달린다.


JMT 산행준비 및 주의사항

장비(Equipment)

모든 산행장비는 검정을 마친 믿을수 있는 품목을 가져 가도록한다. Backpack의 무게는 개인의 취향이나 음식물 구성에 따라 35 - 45 파운드로 보면 된다. 본인의 7박 8일 Backpack의 무게는 물을 채우지 않은 경우 40 Pound, 물을 채우면 45 Pound 이었다. Backpack의 무게를 최소한으로 줄이는 것은 걷는 속도와 관련이 있을 뿐 아니라 자유롭게 몸을 움직일 수 있는 능력을 높이며 근육통과 부상위험을 줄여준다. 20 Pound 이하로 배낭 무게를 줄이는 PCT/JMT 여행안내 책자도 있다. Tent 와 Sleeping Bag, 음식, 치약, 칫솔에 이르기 까지 모든 품목에서 무게를 줄일 수 있다.

반드시 비싼 장비를 구비할 필요는 없다. 둘 이상 같이 산행하는 경우 물건이 불필요하게 중복되지 않도록 미리 점검한다. Tent 와 Bear Can 없이 여행할 경우 많은 무게를 줄일 수 있으나 Camping 할 때 불편함을 감수해야 할 것이다. Sleeping Bag은 15도짜리를 사용하였는데 8월의 JMT 여행중 춥다고 느낀적이 거의 없다. 비에 대비하여 Pancho와 우비겸용 재킷은 반드시 상비해야한다. Hiking Pole(등산용 지팡이)를 반드시 사용할 것을 권한다. 오르막길에는 팔로 힘을 분산하여 다리에 오는 무리를 줄일 수 있고 내리막길에는 미끄러지나 헛딛는 경우를 방지해준다. 특히 JMT의 많은 Pass가 돌로 깎아 만든 길이어서 Pole을 사용하면 4발로 걷는 듯한 안전성을 느낄 수 있다.

얼마나 걸을 것인가?

대부분 하루 10- 12마일을 적당한 산행 거리로 보고 있다. 무리하지 않고 사진을 찍으면서 즐길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된다. 사실 그날 컨디션에 따라 혹은 Camping 장소를 찾는일로 하루에 15마일 이상 걸을 수도 있다. 하루 16마일 이상 무리하게 걷는 다면 하루 이틀 먼저 여정을 끝내는 것인데 집에 빨리 돌아가는 것 외에는 아무른 의미가 없다.

음식 과 물

가볍고 빨리 조리할 수 있으며 열량이 많은 음식이라야 한다. 한식으로는 누룽지, 선식, 쌀과 Instant 국, 수프, 밑반찬 등을 준비 하였고 양식으로 더운 물을 넣어 먹는 Mountain House Instant Food, Beef Jerky, Power Bar, Power Gel, Trail Mix, 크래커 등을 준비 하였다. 일단 Trail에서는 먹을 수 있는 식물이 없다고 보면 된다. Snack으로 당근, 오이, 고구마, 사과 등을 준비하면 3 - 4일 동안 입을 매우 즐겁게 할 수 있다.

항상 풍부한 양의 물이 넘쳐난다. 호수와 계곡물을 쉽게 접할 수 있다. 단지 Filter를 하여 먹도록 하고 조금이라도 의심이 나면 약품으로 소독 하도록 한다.

재보급 (Resupply)

재보급을 할수 있는 곳은 4곳이 있다. Yosemite의 Toulumne Meadows, 맘모스 스키장 근처의 Red's Meadow, Edison Lake의 Vermilion Valley Resort, Florence Lake 인근의 Muir Trail Ranch 이다. 하지만 이 모든 재 보급 장소가 북쪽 1/2 코스에 있기 때문에 남쪽을 여행할 경우에는 누군가 Supply를 지고 들어오든지 Mule Service를 알아봐야한다. 하지만 약 8일 정도는 재보급 없이 충분히 마칠 수 있다.

상비약

하루에 40 파운드 무게의 Backpack을 지고 10시간씩 행군하는 경우 발바닥, 무릎에 원치 않는 무리가 올 수 있다. 발바닥에 물집이 잡힐 경우 미리 Moleskin을 붙여 사태를 방지하는 것이 좋다. Moleskin은 Pad 역할을 하기 때문에 매우 유용한데, 붙인 후 저절로 떨어질 때까지 일부러 떼서는 안 된다. Sun Block을 매일 충분히 사용하여 피부가 손상되는 일이 없도록 한다. 고소증에 대비한 상비약, 진통제, 감기약, 모기약등도 준비한다.

지도

Tom Harrison 에서 발행한 총 13장의 얇은 Plastic 종이 JMT 지도를 매우 유용 하게 사용 하였다. 이정표를 확인하고 거리와 고도를 자세히 짚어 봄으로서 현재의 위치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침반을 소지 하였으나 사용한 적은 없다.

Trail 찾기

길이 갈라지는 지점에서 앞서가는 주자는 뒤에 오는 주자를 기다려주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부득이한 경우 다음 목표지점, 야영장소를 반드시 숙지시켜 서로 방향이 나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Trail이 여러 갈래로 겹친 경우나 잘 보이지 않을 경우 주위에 나무껍질을 카드 크기로 벗겨 놓은 것과 돌무더기를 쌓아 놓은곳을 찾는다. 이것은 Trail 방향을 표기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만든것이다. 길을 잘못들은 경우 즉시 멈춘 후 아는 곳까지 길을 되돌아 나온다. 불분명한 길을 조금만 잘못 들어도 낭떠러지로 연결되기 십상이다.

준비

JMT 여행 중 거의 매일 하나씩의 Pass를 넘어야 하는데 등반고도가 1,500에서 3,500 feet 사이다. 남가주에서 Mt. Baldy를 한 번씩 오른다고 보면 된다. Camping에 익숙할 수 있도록 JMT 장비로 남가주의 San Gabriel, San Bernardino 산맥에서 Backpacking Trip을 실시하여 고소적응 및 장비점점을 미리 하도록 한다.


JMT 맛보기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JMT는 퍼밋을 받기가 쉽지 않다. 또한 전체 JMT 구간을 15일에서 20일 걸쳐 완주 한다는 것도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아직 체력이 뒷받침이 되지 않고 시간이 허락지 않는 경우 약 5일에서 10일 사이로 JMT 구간을 나누어 다녀오는 방법이 있다. 단지 중간에서 JMT까지 걸어 들어가는 거리를 10에서 20 마일 까지 추가로 계산해야한다.

JMT를 부분적으로 횡단할 수 있는 중간 지점으로는 Agnew Meadows, Red's Meadow, Mono Pass, Edison Lake, Florence Lake, South Lake, Onion Valley 등이 있다. (좀 더 자세한 내용은 관련서적이나 Website를 참조 할 것)

어린자녀나 가족과 함께라면 연휴나 2박3일의 일정을 통하여 JMT로 통하는 등산로에서 High Sierra의 멋진 풍경을 감상하고 올 수 있다. 395 Hwy를 따라 High Sierra로 통하는 지점은 다음과 같다.

1. Lone pine에서 Mt. Whitney Hiking - 중간의 Lone Pine Lake 까지는 퍼밋이 필요 없다.
2. Bishop에서 North Lake 혹은 South Lake를 통한 Hiking - 중간에 Camping 장소가 여럿 있다.
3. Tom's Place에서 Rock Creek Road를 따라 올라가 Hiking하기.
4. Mammoth Ski 장 인근의 Red's Meadow에서 Hiking 하기
5. 120Hwy를 따라 Toulumne Meadow에서 Hiking 하기.

지역에 따라 Camping 과 Hiking permit이 필요한곳이 있으므로 미리 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JMT Permit을 취급하는 관할 사무소는 다음과 같다.

Wilderness Management Office
Box 545
Yosemite national Park, CA 95389
Phone) 209-372-0740

Wilderness Permit Office
Inyo National Forest
351 Pacu Lane Suite 200
Bishop, CA 93514
Phone) 760-873-2483

Inyo National Forest
Mammoth Mountain Ranger District
Box 148
Mammoth Lake, CA 93546
Phone) 760-924-5500

High Sierra Ranger District
P.O. Box 559
Prather, CA 93651
Phone) 559-855-5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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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내용 작성일 Delete
임상기

 "쿵닥!! 쿵닥!!" 정말 제 가슴이 다 뜁니다.. 산행기를 읽고 방향은 다르지만 이달 21에 있을 JMT가 너무 기대가 됩니다.. 그나저나 강선생님의 놀라운 컨디션 회복속도에 읽는 동안에도 여러번 놀랐습니다.. 암튼 역시나 설암은 대단한 분들만 모이시나 봅니다..

2007-08-13 Delete
한후은

 3년을 벼르고 이제 21일에 떠나려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무사히 다녀오신것 을 축하드리면서 저희들 다녀온후 만나겠습니다

2007-08-17 Dele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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