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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MT 2006 (Yosemite to Piute Pass)산행기
작성자: 김인호 조회수: 3501 등록일: 2007-05-21 오후 3:11:36

다음은 2006년도에 John Muir Trail(JMT) 북쪽 1/2을 8박 9일 동안 다녀온뒤 기록한 산행후기입니다. 저희 설암에서는 개별적, 혹은 소그룹으로 매년 해오고 있는 JMT 산행을 2007년 부터는 전회원이 각자 스케줄에 맞춰 일부, 혹은 전구간을 산행할수 있도록 계획 실천하고 있습니다. 지구상 가장 훌륭한 하이킹 코스중 하나인 이곳을 즐기기 위해 많은 준비가 필요합니다. 산행후기를 통하여 장소, 배경, 장비, 거리, 난이도등을 파악하셔서 즐겁고도 안전한 산행을 하시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추춘득 회원의2003년도 JMT 산행기는 설암원정등반 에서 읽으실수 있습니다.

JMT2006

8월 4일(금요일)

“이렇게 맛있는 거 다 먹고 쉬엄쉬엄 가려면 다른 사람들한테 JMT 간다고 하지 말아요.
이건 관광 하는 거지 JMT 가는 게 아냐” Bishop에서 유명한 빵집 Erik Schat's에 들러
점심을 하는 동안 김영환 원정 담당 총무가 한마디 한다.

하긴 아침은 Dennis에서 Pancake까지 먹고 395번 Hwy 옆에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인들의 격리 수용소였던 Manzanar도 구경을 했으니 그럴 만도 하네. 어떻든 지난 몇 주간 장비와 음식 점검을 위해 같이 모인 자리에서 많은 조언을 들려 준 김영환씨가 Yosemite 까지 Ride를 제공하고 7일 후 Bishop으로 들어와 마지막 2박 3일 산행을 같이 하기로 해주니 우리에겐 큰 힘이 되었다.

새벽 5에 LA에서 출발하여 Tuolumne Meadow Ranger Station에 도착하니 저녁 4시가 다 되었다. JMT는 공식적으로 Yosemite Valley의 Happy Isle 에서부터 출발하지만 많은 산악인들이 전통적 출발점인 Tuolumne meadow에서 산행을 시작한다. 우리 계획도 마찬가지 이었는데 Ranger Station의 Permit 담당이 단호하게 Camping 자리가 없으니 Yosemite Valley에서 시작하란다.

어째 조금 찜찜하지만 우리는 모든 규칙?지키는 설암 산악인들, 군소리 하지 않고 1시간 30분을 달려 Yosemite Valley로 내려가 장비를 챙기니 산속은 벌써 어둑해진다. 약 4.5마일의 Little Yosemite Valley에서 자고 다음을 생각하기로 했다. 그런데 Vernal Fall과 Nevada Fall로 이어지는 첫 산 행로가 장난이 아니었다. 경사가 제법 심할뿐더러 비도 심심찮게 뿌려댔다.

거의 기진맥진한 상태에서 Camping장에 도착하니 제법 많은 산행인들이 벌써 저녁 준비들을 하고 있었다. 이중 일부는 JMT 여행자들이고 또한 일부는 3.5마일 거리에 있는 Half Dome을 올라가려는 산악인들이었다. 얼른 저녁을 끓여먹고 잠자리에 드니 벌써 9시가 넘었다. Bear Box옆의 모닥불이 꺼지고 칠흑같이 어두운 Yosemite의 첫날밤이 지나가고 있었다.

8월 5일 (토요일)

Little Yosemite에서 Sunrise Trail을 통해 Tuolumne Meadow까지 23마일을 오르려면 2일이 더 소요된다. 전혀 준비 하지 않은 일정은 추가할 수 없어 다시 Happy Isle로 나와 Tuolumne Meadow까지 자동차로 이동하기로 했다. 아침부터 서둘렀건만 Tuolumne Meadow까지 올라오니 오후 1시가 되었다. 김영환씨는 우리를 내려주고 Red's Meadow에 보급품을 떨어트려야 하는 관계로 갈 길이 촉박한 상황이었다. 떠나기 전에 마지막으로 점심을 같이 했다. Cheeseburger Special을 시켰는데 맛이 좋다고 임헌성씨가 대단히 만족해한다.

Trailhead에서 김영환씨와 헤어진 후 들어선 Tuolumne Meadow는 말 그대로 평평한 푸른 초원이었다. 당연히 걸음걸이는 가벼웠고 무거운 배낭도 그리 큰 짐이 되 않았다. 은근히 나머지 JMT 구간도 이정도 이었으면 좋겠다 하는 바램이 든다. 약 3마일 지점에서 Topaz처럼 푸르고 맑은 물이 가득 고여 있는 곳에 당도하였는데 틴에이저들이 송어 낚시를 하고 있었다.

좌우로 초록의 침엽수들이 알맞게 솟아있고 멀리 눈 덮인 산을 배경으로 맑은 물이 쉴 사이 없이 쏟아져 내리는 초원의 광경은 달력 속에서 본 그 풍경과 꼭 같았다. 너무 흥분되어 이곳저곳 둘러보다가 한마디 던졌다. “남가주에서는 도저히 볼 수 없는 풍경이지요? “남가주 뿐 아니라 세계 어디에도 이런 곳이 없답니다.” 임헌성씨가 대답한다. 정말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시간이 흐르는 것이 너무 아까울 정도로 아름다운 곳이다.

약 8마일 지점에 잠시 휴식하는 동안 가벼운 등짐을 진 백인청년이 멈춰 선다. 커다란 라디오를 어께에 맨 차림새로 보아 Ranger 같기도 한데 전혀 공무집행관 같지 않고 JMT를 즐기는 여느 산악인 같았다. 임헌성씨가 Radio 성능에 대해 질문을 했는데 자기도 잘 모른다고 한다. 그리고 자신을 Park Ranger 라고 소개한 후 조금 더 가면 좋은 Camping 장소가 있다고 알려준다. 자신 또한 가고 싶은 곳 까지만 가고 Camp 한다고 한다. 자유스러운 그 모습에 참 좋은 직업을 가졌소 하고 부러울 따름이었다.

이윽고 평지도 지나고 산위로 경사로를 오르는 즈음하여 야영을 하기로 했다. 물가에 두명의 Camper가 자리를 잡고 있어 그 옆에 Camp 하기로 하고 양해를 구했다. 짐을 내리다 말고 장소가 협소한듯하여 망설이는데 길 위편에 더 넓은 곳이 있다고 알려준다.

장말 길 위편으로 Camping 할 수 있는 장소가 여럿 있고 Fire ring까지 준비가 되어 있었다. 바로 옆에는 여성 산악인들 3명이 Camping을 하고 있었다. JMT 여행자들 중 혼자 여행하는 Solo 산행인이 전체의 절반이고 그중 절반이 여성이라고 했는데 정말 여성 JMT 주자들이 많이 보인다. 저녁으로 Long-grain Rice와 골뱅이 된장국을 맛있게 먹은 후 잠을 청 하는데 왼편 발바닥에 물집이 잡혀있다. 이제 시작인데 난감했다. 거즈에 Tape을 붙여 임시방편하고 잠에 들었다. 침낭 속에서 앞으로의 여정을 잘 마치게 해달라고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하며 잠에 들었다.

8월 6일 (일요일)

이번 JMT 주자 3명이 모두 기독교인이자 안수 집사들이었다. 아침을 먹고 손을 잡고 기도와 찬송으로 예배를 대신했다. 출발 첫날부터 식당이든 공공장소든 가리지 않고 이번 JMT를 무사히 마치게 해달라고 기도하였는데 우리의 모습이 주위의 외국인 산행인 들에게도 덕이 되었던지 모두들 우리를 젊잖게 대해 주었다.

아침 7시 20분에 출발을 하여 계속 깊은 숲속으로 올라가는데 맑은 물이 쏟아지는 냇가를 사슴 한 마리가 가로 지른다. 사진을 찍으려고 하니 잎사귀 한입 베어 먹고는 얼른 숨어버린다. 산행 중에는 재빨리 사진을 찍기 위해 조그마한 Camera를 주머니에 항상 넣고 다닌다. 임헌성씨는 Zoom lens가 달린 커다란 Camera를 가지고 왔다. 무게도 제법 되고 기동성이 떨어지는데 하며 염려 하였는데 내 카메라의 경우 Memory와 Battery가 5일째 되는 날 동이 났지 만 임헌성씨 Camera는 마지막 날까지 제 성능을 발휘했다.

조금 올라가니 도나휴 패스(Donohue Pass)를 맞닥트리게 되었다. 13,000 피트는 됨직한 높은 바위산에 눈이 덮여있고 그 아래로 호수가 있으며 메도우 가운데로 물이 쉴 새 없이 흐르고 있었다. 바라보면 볼수록 매력적인 광경이어서 Camera에 풍경을 담다보니 10장을 금방 찍어 버렸다. Memory 계산을 해보니 하루에 찍을 수 있는 사진은 약 30장도, 아껴 가면서 찍어야 하는데.

JMT 기간 중 하루 한, 두 개의 Pass를 꼭 지나게 된다. Pass란 한국말로 재, 고개 란 뜻으로 눈물 나게 고생되는 곳이라 여기면 된다. LA 근처에도 카혼 패스(Cajon Pass) 등이 있는데 서부 개척 시대 당시 눈 덮인 고개를 지나오느라 많은 사람들이 동사 하거나 굶어 죽은 곳 이기도하다.

Donohue pass 바위산 앞을 통과하는 Trail은 11,050‘ 높이로 남가주 최고봉 샌 고고니오(San Gorgonio) 높이정도인데 앞에서 봐서는 도저히 어느 쪽으로 통과 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서서히 올라가다 보니 물길이 사방에서 쏟아져 내리는데 겨울 내 바위산이 머금고 있던 눈을 서서히 아래로 흘려 내리는 것이었다.

하이 시에라(High Sierra)의 산들은 꼭대기에 화강암 바위산들이 머리를 내밀고 있고 두꺼운 눈을 잔뜩 안고 있어 한여름에도 거의 만년설인 곳이 많은 듯싶다. 눈 녹아 흐른 물이 산 아래 커다란 호수를 만들고 그 물이 아래로 흐르면서 푸른 초장을 조성한다.

그리고 급하게 흐르는 물길이 급경사 바위를 타고 내리면 그대로 폭포가 된다. JMT 산행 도중에는 사진으로만 알 수 없는 것이 있는데 바로 소리이다. 바람소리, 새소리와 함께 진동하며 떨어지는 물소리는 빼놓을 수 없는 High Sierra의 숨소리이기도 하다.

Donohue Pass를 지나고 곧바로 사진작가로 유명한 Ansel Adams를 기념하여 명명한 Ansel Adams Wilderness로 들어섰다. 내려가는 도중 점심을 하면서 빨래도 하기로 했다. 준비한 Camp용 비누와 Shampoo로 목욕과 빨래를 하는데 물이 제법 차다. 시원한 목욕을 위해 옷을 벗자 어디서 나타났는지 모기들이 득달같이 몰려든다. JMT는 모기와의 싸움이라더니 경험자들의 말씀이 틀린 것이 없다.

목욕을 마치고 올려놓은 쌀을 조사해보니 설익었다. 약 10,000피트(3,000미터) 높이여서인지 밥이 제대로 되질 않는다. 반찬인 김치 튜나 찌게는 짠듯하여 물을 더 부었더니 멀건 국으로 변했다. 설익은 밥과 멀건 국으로 점심을 마친 후 다시 일어서려니 발바닥이 천근 같이 무겁고 아프다. 다시금 등산화를 고쳐 신고 몇 걸음 디뎌보니 견딜 만 했다. Day산행과 달리 약 40 파운드의 무게로 누르는 배낭에 숙달이 되지 않아 그 값을 톡톡히 치르고 있는 것이었다. 산속에서는 모든 물자가 귀한 법, 자신의 가진 것에 감사하고 제한된 자원에서 만족하는 삶을 살게 해달라고 기도하면서 오늘의 교훈을 되새겨본다.

오후에 한참을 걷다 보니 Thousand Island Lake가 눈앞에 나타났다. 호수 위로 우뚝 선 바위산이 제법 높아 보여 지도를 보니 Banner Peak으로 표시되어있다. 모양새가 고약하게 생겨 다시 보니 다행히 고도가 12,938 밖에 되지 않았다. 14좌를 염두에 두신 회원들께서는 안심 하셔도 됩니다. (산악인들은 14,000 feet가 넘는 봉우리를 14ers 혹은 14좌라고 부른다. 많은 산악인들이 14좌 정복에 꿈을 두고 있다.)

이때 즈음에서 지난밤 같이 Camping장을 썼던 3명의 백인아가씨들과 다시 만나게 되었다. 북가주의 Eureka 근처에서 왔다고 소개하면서 맘모스에 있는 Red's meadow까지 간다고 한다. 최근에 친구가 된 3명이 우정을 다지기위해 JMT 산행을 결정했다고 한다. 장기 산행이 처음이듯 무척 피곤하여 이 근처에서 Camp 하겠다며 호수 근처로 내려간다.

우리의 목적지인 에다이자 호수(Ediza Lake)는 약 4마일을 더 가야 하는데 날이 벌써 어두워 졌다. 첫날 Yosemite Valley로 내려가는 바람에 스케줄에 차질이 생겼는데 지난 2일 동안 목적지 까지 당도 하지 못하고 조금씩 밀려 거리를 좁히지 못하고 있었다. Ruby Lake 앞에 도착하니 혼자 식사를 하려던 백인 산악인이 자리를 양보해 준다. 아래편의 호수에는 Camping 제한이 있다고 친절히 알려준다.

보름달이 되려는 듯 밝은 큰 달빛아래 Ruby 호수위로 눈 덮인 바위산이 대칭으로 드리워져있다. 저녁으로 물을 부어 끓이는 Mountain House 라쟈냐를 먹었는데 맛이 훌륭했다.

8월7일 (월요일)

오늘은 맘모스에 있는 Red's Meadow Resort에서 재보급을 받는 날이다. 아침부터 음식을 아끼지 않고 이것저것 넣었더니 너무 짜서 먹을 수가 없었다. 할 수 없이 다시 인스턴트 우거지 국을 끓여 아침 해결. 출발 시간은 여느 때와 비슷한 7:20이었다.

어저께 본 Thousand Island Lake와 흡사한 호수가 계속 이어져 지도를 보니 사이즈가 비슷한 Garnet Lake이었다. 맑고 푸른 호수 주변으로 제법 많은 사람들이 Camping을 하고 있었다. 호수를 둘러 가는 중 할아버지부터 손녀까지 같이 온 듯한 가족을 만났는데 모두들 가벼운 Day pack을 하고 있어 물어 보았더니 Red's meadow에서 나귀를 타고 올라 왔단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1인당 약 $600정도의 비용으로 1박 2일정도의 Mule Trip (나귀여행)이 가능했다.

한참을 더 내려오니 우리가 본래 자려고 했던 Ediza Lake으로 갈라지는 지점에 도착했다. 원래 계획과는 약 3마일 차이로 시간으로는 약 2시간 뒤쳐져 가는 중이었다. 오늘 7시까지 Red's Meadow의 Store에서 재보급을 받아하는 관계로 임헌성씨가 조금은 애타는 모습이다. 계속하여 Shadow Lake을 지나면서 계속 오르막길이다. 왜 Shadow Lake란 이름이 붙여졌는지는 호수 위편으로 오르면서 알 수 있었다. 울창한 나무숲에 가리어져 호수 자체가 그림자 속에 가려진 존재였다.

계속하여 끝이 없는 듯 한 숲속을 걷다 보니 멀리 민둥산 위에 조그마한 건물이 보인다. 사람이 지은 것이라고는 다리 밖에 없는 JMT에서 멀리라도 조그마한 건물이 보이니, 앞서가던 조래복 회원이 무엇인지 물어본다. Mammoth 스키장 Main Lodge 정상의 곤돌라 정거장이었는데 지난겨울 그 꼭대기에서 Ansel Adams Wilderness를 바라보며 JMT를 반드시 하겠다고 다짐했던 생각을 떠올린다.

계속하여 내려오니 Devil's Postpile 국립 관광지 푯말이 나온다. 이제 거의 다 온 것 같은데 앞서 내달린 임헌성 회원의 모습이 안 보인다. 재보급을 위해 Ranger station으로 내려가 관광객용 Bus를 타고 갔을 수도 있다. 하지만 분명치 않아 망설이다가 JMT를 따라 1.5 마일을 걸어서 Store 까지 가기로 했다. 이윽고 Resort에 올라온 관광객들이 보이고 마구간이 보이고 더디어 포장도로와 Store와 Cafe가 보인다. 털레털레 걸어가다 보니 우리와 비슷한 몰골의 산행인 들이 여럿 모여 있는데 그중에 임헌성씨가 우리를 반기며 나온다. 임헌성씨는 미리 Ranger station으로 빠져 Bus를 타고 이곳에 왔단다. 보급품도 찾고 Corona도 준비 하였다가 우리에게도 하나씩 권한다.

저녁을 해결하기 위해 옆의 Cafe로 들어서니 여는 시골식당처럼 아담하다. 몇 안 되는 Table중 3개를 호주에서 온 산악인들이 치지하고 빵가루를 입힌 토스트위에 스파게티를 얻은 촌스러운 음식을 먹고 있었다. 그게 먹음직스러워 우리도 꼭 같은 것으로 달라고 했으나 그 스파게티는 Dinner Special로 오후 3시 이전에 주문해야만 먹을 수 있단다. 할 수 없이 Lunch menu를 보니 Hamburger 일색 이었다. 그나마 감지덕지, 더블 Cheeseburger를 시키니 옆의 임헌성씨가 깜작 놀라면서 다 먹을 수 있냐고 물어본다. 내일 산행을 위해 Protein을 저장해 놔야 되지 않겠냐고 했더니 자신도 꼭 같은 것을 시킨다. 조래복 씨는 Grill Sandwich로 주문했다. 식사를 하면서 Store에서 구한 엽서를 한 장씩 써서 집으로 보냈다.

저녁후 Bus로 Camp ground까지 이동을 했는데 빈자리가 없어 난감하던 중에 다행히 JMT 산행자를 위한 Walk-in spot이 있었다. 악센트가 특이한 호주 산악인들 사이에서 Tent를 친 후 Hot spring이 나온다는 목욕탕에서 샤워를 하고나니 한결 몸이 가벼워졌다. 재 보급품을 점검해보니 Power bar 제품들이 많이 남아 호주 친구들에게 나눠주니 매우 좋아한다.


8월 8일 (화요일)

Camp 장에서 JMT로 들어가기 위해 Bus를 기다리다 지쳐 그냥 Store까지 올라오니 그때서야 우리 뒤를 따라 Bus가 올라온다. 며칠간 배낭을 지고 걷는 것에 숙달이 되었는지 오르막길도 전혀 힘들지 않다. Store에서 필요한 휴지 한통과 Green Tea를 사고 Cafe에서 Coffee를 한잔 시켰다. 오늘 아침을 인스턴트 죽으로 때웠던 터라 아침을 이곳에서 먹었으면 했는데 임헌성씨가 Toast라도 시키라고 한다. 토스트에 버터와 잼을 잔뜩 발라 커피와 먹으니 이것 또한 별미라. 단지 가격이 만만치 않은 식당이다. 어저께 저녁도 3인분에 $45을 썼는데 토스트 2쪽에 커피가 한사람 앞에 $5씩이다. Red's Meadow는 옛부터 자연을 즐기는 사람들의 Resort로 사용되는데 Camp ground, Cabin, 모텔, 식당 등이 잘 갖추어져있었다.

다시 산행로에 들어서는데 JMT 대신에 PCT(Pacific Crest Trail)로 표시되어있다. JMT 구간의 많은 부분이 PCT와 동일한 길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매일 아침은 기분이 좋다. 하룻밤을 자고 일어났으므로 피곤이 덜하고 아침마다 맞이하는 JMT의 절경이 눈앞에 펼쳐져 저절로 입가에 미소를 짓게 한다. 단지 오후에는 Pass를 넘어 목적지까지 도착해야하는 부담으로 힘겨운 것이었다.

꽃이 만발한 Crater meadow에서 약속이나 하듯이 모두 Camera를 꺼내든다. 저 멀리 파인트리가 빽빽한 모퉁이 까지 희고 노랗고 연분홍으로 물든 초원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피곤이 풀리는 듯하다.

모두들 사진을 찍고 길을 서두르는데 Deer Spring에서 물을 채우지 않고 물이 없는 5마일 구간을 들어서게 되었다. 5마일, 약 3시간 30분 정도 물이 없이 가야만 했다. JMT 구간은 항상 물이 넘쳐나는 곳으로 필요할 때 물을 채우면 됐지만 지금은 내게 남은 반통 정도 물을 나누어 마시면서 가야 했다.

물의 고마움은 산행인들 이라면 모두 아는 것, 점심을 생략하고 다음 물길까지 부지런히 걷는데 경치가 너무 좋은 곳이 있어 잠시 쉬게 된다. 배가 고픈듯하여 살펴보니 Tuna 와 Chicken 통조림이 있다. 한국제 Tuna 통조림은 매콤하게 양념이 되어 있어 둘을 섞으니 적당히 맛이 괜찮았다. 통조림의 국물까지 깨끗이 비우고 일어서기전에 JMT에서 모든 것을 새롭게 보여 주시는 하나님께 인생의 후반기를 신실하게 살 수 있도록 중보기도의 시간을 가졌다. 짧은 시간이었으나 아무 제약 없이 기도 제목을 갖고 서로를 위해 간절히 간구하며 마음을 여는 시간이었다.

약 2마일을 더 걸은 후 Duck Lake에서 쏟아지는 시원한 물줄기를 만났다. 모두들 물이 없는 구간을 지나온 듯 많은 산악인들이 Camping을 하고 있었다. 물을 만나면 각자 하는 일들이 조금 틀린데 조래복 씨의 경우에는 하루도 빠지지 않고 목욕과 빨래를 한다. 그래서인지 입은 옷매무새가 항상 정갈하다.

Duck Lake(10,482 피트)의 이름을 생각하면서 Duck Pass를 넘어가는데 정말 오리 울음소리가 들린다. 이 높은 산중에 과연 오리들이 있을까 의아해하면서도 JMT에 있는 이름에 대해 의문을 갖지 말자. 이 아름다운 곳에 이름을 지을 때는 많은 심사숙고 끝에 가장 합당한 이름을 지었으리라.

오늘저녁에 Camp 하기로 한 Purple Lake에 도착하니 너무나도 아름다웠다. 높이 솟은 산봉우리들 아래 잔잔하면서도 맑은 호수는 그 크기가 매우 넓어 여러 번 시도 하지만 Camera에 잡히질 않는다. 사진에 일가견이 있는 임헌성씨는 한참동안 자리를 뜨지 않는다. 그동안 호수 주의의 Camp장소를 살펴보니 모두 Camp 금지라는 표식이 붙어있다. 수질 오염을 막기 위해 Camping을 제한 한 것이었다.

다음 호수인 Virginia Lake 까지는 1.7마일, 이렇게 늦은 시간에는 무리였다. 할 수 없이 자리를 찾으려고 산길을 조금 올라가는데 사람들의 모습이 보인다. 자세히 보니 호수 윗 편에 아주 좋은 Camping장소가 있었다.

인사를 나누고 장소를 정비 하는데, 독일에서 온 산행인 들이었다. 여자 둘에 건장한 남자 한명이었는데 무척 신사적인 사람이었다. Tent를 친후 저녁 준비를 하고 있는데 독일신사가 다가와 자신들이 먼 길을 와서 피곤해서 먼저 취침을 하려는데 자신들의 물과 모닥불을 사용해도 좋다고 한다. 보름달이 비취는 Puple Lake은 은은한 달빛 아래 침착한 모습으로 우리 일행을 감싸 안은 듯한 모습을 하고 있다. 내일 Edison Lake으로 갈 일정이 바빠 일찍 잠을 청하였는데도 잠이 오질 않아 밤새 뒤척였다.


8월9일 (수요일)

Purple Lake의 밤은 보름달로 인하여 대낮 같이 밝았다. 오늘은 재보급이 있는 Edison Lake까지 가야한다. 일정표를 보니 14마일이 조금 더 되었다. Edison lake의 버밀리온 리조트(Vermilion resort)로 들어가는 마지막 보트가 오후 4:45어서 아침 4시부터 서둘렀다. 새벽부터 산 중턱으로 보름달이 걸려 있어 사진을 찍느라고 또 정신이 없었다. 아침 6:30분에 Virginia Lake에 도착하니 또 이렇게 아름다운 호수가 있을까? 맑고도 깨끗한 물결이 찰랑거리는 호수는 나지막한 산허리를 따라 휘어져있다. 과연 누군가 저 안쪽까지 가본 적이 있을까? 넓은 평원위의 그림 같은 호수에 아무른 인적이 없다. 넓은 바위에 버너를 놓고 물을 끓여 Mountain House에서 만든 아침용 음식인 Oatmeal blueberry를 먹었다. 조래복씨가 입맛에 맞지 않았는지 계속 맛이 이상하다고 한다.

일정대로 Tully Hole의 계곡으로 내려가서 물길을 따라 걷는데 Red's Meadow에서 만났던 건장한 호주 젊은이들이 물을 받고 있다. 걷는 속도가 우리보다 훨씬 빠른 친구들이었는데 우리가 오늘 아침 일찍 시작한 관계로 만나게 되었다. Silver pass로 향하던 중 지도를 보니 아무래도 거리가 너무 길다. 자세히 보니 14.4마일이 아니고 17.4마일 이었다 일정표에 3마일이 누락 된 것이었다. 오늘같이 촉박한 때 3마일 추가라면 문제가 완연히 틀린다. 나의 실력으로는 하루 15마일이 한계였다. 그런데 17.4마일 이라니 걱정이 앞선다. 서로 의지 하면서 혹 오늘 안에 Vermilion resort에 도착하지 못하더라도 내일 아침에 들어가기로 약속 했으나 모든 물품과 계획을 작성한 임헌성씨는 조급한 모습이었다.

오후가 되어 Silver Pass를 향해 한참 걷는데 바위산 아래로 큰 호수가 나타났다. 그리고 산등성이 고개로 길이 이어져 이제 다 왔다 하고 올라갔는데 그곳이 끝이 아니었다. 물론 지도를 봤으면 좀 더 자세히 알 수 있었으나 귀찮기도 하여 반대편에서 오는 산악인에게 물어보니 지금부터 Edison lake 까지는 조금 힘들다고 한다. 그리고 이곳 Pass를 다음 한 시간 안에 넘어야 가능하다고한다. 조금 의아 했는데, 과연 Pass의 정점은 다른 호수 3개를 지나 눈 덮인 바위위로 길이 나있는 것이었다.

더 이상 어쩔 수 없어 묵묵히 걸어 올라가는데 Pass 꼭대기에서 몇 사람이 이쪽을 내려다보고 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이 그룹은 말로 여행하는 가족들로 Pass에 올라 이쪽의 풍경을 구경하던 사람들이었다.

Silver pass 에 도착하니 12시 정오였다. 앞으로는 내리막길이지만 Edison lake까지 8.7마일을 4시간 30분 안에 주파를 해야 한다. 가벼운 Day pack이라면 2마일을 1시간에 갈 수 있지만 40 파운드의 배낭을 메고는 거의 불가능 한 것이었다. 상황이 급했는지 임헌성씨와 조래복 씨가 급하게 내려간다. 그 뒤를 따르려고 힘을 내보지만 물집이 생긴 양발은 잠시 쉬는 동안 다시 부어오른듯하다. 아무래도 내가 뒤 처지게 되니 미안한 생각이 든다. 오늘 저녁 목적지에 도착하지 못해도 어쩔 수 없다는 생각으로 내려가는데 길 상태도 좋지 않다. 폭포 아래로 돌을 깍은 길은 1마일에 거의 1,500 피트나 내려가는 급경사이었다.

내가 뒤에 처지자 앞서 내려 같던 임헌성씨가 배낭을 내려놓고 다시 올라왔다. 내 배낭을 대신 지고 0.5마일 정도를 내려갔는데 아무래도 오늘 안에 목적지 도착하려는 의지가 가득한 것 같았다. 더 이상은 다른 생각을 할 수 없고 서로 격려하면서 목적지인 Edison Lake까지 걸음을 내 달랐다. 어느 구간은 거의 뛰다시피 하였는데 길은 멀고도 멀어 도저히 끝이 안 보이는 듯했다.

오후 4시경에 Edison Lake 1.4마일을 남겨놓은 지점에 도착했는데 호수와 가까운 듯 숲속 완만한 길이 기다리고 있었다. 죽을힘을 다해 호수에 도착해보니 4명의 산행인들이 Perry를 기다리고 있었다. 아 다행이다. 이제는 오늘 저녁 더운 샤워를 하고 편히 잘 수 있겠구나. 그런데 한 친구가 Perry가 고장 나서 작은 보트로 운행이 되니 좀 기다려야 될 것이라고 한다.

약 45분정도 기다리니 그 넓은 호수 가운데로 조그만 낚시 보트 2대가 사람들을 가득 싣고 이쪽으로 오고 있었다. 우리가 탈 보트였다. 3명이 간신히 앉는 보트로 탑승하니 운전수가 Resort 까지는 한 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하지만 오늘 격은 고생에 비하면 이 보트에 앉아 있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지 모두 어린아이와 같이 즐거운 표정이다.

Vermilion resort는 규모나 시설로 Red's Meadow에 훨씬 못 미치는 조그마한 곳이었는데 Store 옆에 붙은 조그마한 식당에서 모두들 북적대고 있었다. 보급품을 찾은 후 식당에 앉았는데 한 명뿐인 Waiter는 전혀 Service를 해줄 형편이 못되었다. 자세히 보니 음료수는 Cooler에서 직접 꺼내 먹는 Self service 이었다.

저녁 메뉴로 잘 모르는 음식들이 몇 가지 칠판에 적혀 있는데 옆 Table에서는 모두들 맛있게 먹고 있다. 꾀죄죄한 몰골에 샤워도 하지 못했지만 배가 고프니 음식부터 주문했다. 임헌성, 조래복 씨는 Fish & chips를 나는 Meat pasta를 주문했다. 자동차 정비공 같은 차림의 조리사가 밖을 내다보며 메뉴를 확인하고 있었다. 이윽고 나온 음식은 그 배고픈 와중에도 정말 맛이 없었는데 내 요리 실력과 비슷하지 않을까싶다. 음식과 음료값은 한사람 앞에 $20정도.

식사 후 Camp장을 찾아 Tent를 칠 생각을 하니 앞이 막막했다. 회계를 맡은 내가 용감하게 점원에게 방이 있느냐고 물었더니 마침 하나 남았다고 한다. Store에 딸린 방수는 총 4개 로 맨 끝 방을 얻은 것이다. 하지만 샤워와 수세식 화장실이 있고 침대도 3개나 되었다. 방값은 $85이었는데 $185이라도 아깝지 않았다.

내가 방을 빌리자 혹시나 했던 임헌성, 조래복씨도 무척 반긴다. 모두들 방으로 들어가 짐을 정리하고 그동안 약식으로 했던 냄새나는 빨래들을 챙겨 공동 세탁기에 넣었다. 뜨거운 샤워를 하고 식탁에 들러 앉아 음료수를 한잔씩 마시면서 어린아이처럼 재잘대며 얘기들을 나눈다. 임헌성씨가 보낸 보급품을 뜯어보니 내용물이 제법 많다. 당장 먹을 수 있는 것은 다 풀러 놓고 먹어치웠다. 발전기로 돌아가는 전기는 9시가 되자 모두 끊어지고 Vermilion의 밤은 깊어갔다. 오랜만에 따스한 침대를 차지한 3명의 산행인은 코를 골면서 단잠으로 떨어졌다.

8월 10일 (목요일)

아침 일찍 일어나자마자 임헌성씨가 오랫동안 생각 했다는 듯이 새 아이디어를 꺼낸다. 내 곰 박스와 필요 없는 물품들을 소포로 돌려보내자는 것이었다. 그리고 나에게 좀 더 가벼운 자신의 배낭을 쓸 것을 권했다. 나와 조래복씨도 동의했다. 모든 물품을 바닥에 펼쳐놓고 돌려보낼 물건을 골랐다. 촉박한 신행길에는 짐이 가벼워야함을 절실히 느꼈다. 아직 남은 3일 동안의 여정을 위해 가능한 모든 것을 줄이기로 했다. 박스 하나로는 모자라 Store에 가서 하나를 더 구했는데 Vermilion으로 받은 보급품의 무게가 22파운드, 돌려보내는 소포 2개의 무게가 28 파운드였다.

한결 가벼워진 배낭을 보니 마음도 같이 가벼워지는 듯하다. 임헌성씨와 조래복씨의 배낭이 더 무겁기는 한데 곰 박스에 들어가지 않는 당일 먹을 음식은 내 몫이 되었다.

아침에 호수로 나와 보니 고장 났다던 Perry가 운행이 되었다. 약 15명 정도의 산악인들이 호수를 건너려고 기다리고 있었다. 가벼운 차림으로 잠시 하이킹을 하려는 사람도 있었지만 대부분 우리와 같이 JMT를 횡단하는 산행인 들이었다. 시골 아저씨처럼 산행복장을 한 백인이 있어 몇 마디 주고 받다보니 자신을 Stanford 대학의 교수라고 소개한다. 부인과 함께 어제 저녁 Fresno에서 약 4시간 정도 산길을 달려 이곳에 도착했다고 한다.

Edison Lake의 푸른 물결을 가르면서 건너편에 도착한 후 어제저녁 그렇게 힘들었던 길을 가볍게 주파하여 Quail Meadow로 들어섰다. 보트로 같이 이동한 일행중 한team이 우리를 지나치는데 역시 남자 하나에 여자가 둘이다. Yosemite Valley에서 출발해서 Mt. Whitney 까지 가는데 오늘이 10일째라고 한다.

오늘의 장애물은 Selden Pass, Bishop에서 출발한 김영환씨를 이곳에서 만나기로 되어있다. 얼마나 빨리 만나느냐에 따라 나머지 2일의 산행을 가늠해 볼 수 있었다. 아침나절은 계속해서 올라간다. 그리고 큰 물줄기가 쏟아지는 Bear Creek을 만났다. 어제 저녁 푹 쉬었고, 오늘 김영환 씨도 만나고 이틀 후에는 설암식구들과 만나고 그러면 모든 여정이 끝이 난다. 이렇게 생각하니 저절로 힘이 솟는다. 역시 사람은 목표가 있어야하고 거기에 따른 희망과 성취감이 있어야 하는구나 하고 다시금 깨닫는다.

다른 팀과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하루 종일 걷다가 오후 5시 즈음에 Selden Pass 밑자락에 도착했다. 처음 통과하는 Pass는 여러개의 바위산 가운데 어느 쪽으로 통과 하는지 종잡을 수가 없는데 모든 바위산들이 거친 암벽에 두꺼운 눈으로 감싸고 있어 어느 하나 만만해 보이는 것이 없다. 다른 팀은 Pass 못미처 Tent를 쳤지만 우리는 날이 어둡더라도 Pass를 넘어야한다. 일정에 그렇게 되어있고 김영환씨도 그곳에서 우리를 기다리기 때문이다.

급한 마음에 경사로를 오르게 되면 힘이 들어서인지 동료들과의 대화가 끊어진다. 그리고 각자의 속도대로 걸어 올라간다. 대부분의 경우에는 뒤에서 올라오는 동료를 꼭 확인해야하지만 며칠간 서로에 대한 신뢰가 생긴 오늘은 각자의 Pace대로 올라간다.

멀리서 보이던 바위산들이 눈앞으로 바싹 다가오자 커다란 호수가 나타났다. Selden Pass 밑에 자리 잡고 있는 Marie Lake이었다. 호수 주위로 Boy scout으로 보이는 소년들이 Tent를 쳐놓고 저녁준비를 한창하고 있다. 낚시를 나갔던 동료들을 목청껏 불러댄다.

이윽고 Pass에 도착하니 김영환 씨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미리 약속한대로 표지판에 “설암 지나갑니다. 오후 7:30분” 이라는 쪽지를 적어놓고 고개를 내려가니 머리에 헤드램프를 빤짝이는 사람이 이쪽으로 오고 있었다. 바로 김영환 씨였다. 얼마나 반가운지 모두들 얼싸안고 기뻐했는데 증작 김영환 씨는 오후 4:00에 이곳 Pass에 도착 했으며 만약 우리를 그때 만났으면 혼자서 계속 맘모스까지 산행한 후 우리더러 Pick-up 하라고 하려던 참이었다고 한다. 이번에 같이 산행을 하기로 되어 있었으나 시간제약으로 앞뒤 꽁무니만 맛보게 된 김영환씨의 산에 대한 열정에 같이 아쉬워할 수밖에 없었다.

8월 10일(금요일)

아침에 일어나니 고도가 높아서인지 개울가에 얼음이 얼어있다. 이번 산행중 +15도의 Sleeping Bag을 준비 했는데 땀이 날정도로 따스했다. 오늘은 대부분 하산 길인데 공식 JMT 는 오늘 끝나고 설암 회원들을 만나는 파이우디 패스(Piute Pass)를 향해 가는 길로 접어들게 된다.

약 2마일을 내려오자 많은 산행인들이 JMT를 반으로 나눠 시작하는 Florence Lake으로 가는 길이 나온다. 12시 즈음해서 Florence Lake 근처의 Muir Ranch에서 야외 온천을 하고 온다는 젊은 백인 커플을 만났다. New Jersey에서 왔는데 PCT를 4주 동안 약 100마일 하고 있단다. 대단히 느린 속도인데 이곳저곳 흥미로운 곳을 답사해보고 많은 것을 배웠단다. 그저 여유롭고 풍요로워 보여서 우리의 부러움을 많이 산 젊은이들이었다.

드디어 Piute Pass로 갈라지는 지점에 도착하니 큰 지류가 흘러간다. 갈림길이어서인지 많은 산악인들이 지나가면서 쉬기도 하고 씻기도 한다. 우리도 점심을 하려고 앉았는데 생식은 먹을 맛이 나지 않아 Power bar를 꺼내 먹었다.

Piute Canyon을 따라 가는 길이 매우 거칠다. 급경사에 돌부리가 가득하다. 약 5마일을 오는데 무척 힘이 든다. 정말 쉽게 지나가는 날이 하루도 없다. Hutchinson Meadow근처에 김영환 씨가 보아둔 Camp자리가 있단다. 넓은 꽃밭이 있어 사진 한장 찍을까 했는데 벌떼 같은 모기떼들이 달려든다. 내가 입은 옷은 방충약으로 처리된 것인데 지금까지는 잘 버텨왔으나 이곳에서는 소용이 없었다. 순식간에 몇 곳을 물린 후, 방충망을 쓰고 Spray를 뿌리며 난리를 부렸지만 때는 늦었다.

Piute Pass를 따라 Bishop의 North Lake까지는 18마일거리에 하루 반 여정이다. 약 6마일 지점에서 김영환씨가 봐뒀다는 곳에 camp를 쳤다. 모깃불을 피우고 냇가에 가서 물을 길어오고 저녁 준비를 한다. 저녁은 마지막 남은 Long grain rice와 Instant 된장수프들을 넣고 국을 끓여 맛있게 먹었다.

8월 12일 (토요일)

오늘은 일정의 마지막 날, 정오 즈음에 Piute Pass에서 나머지 설암 식구들과 만날 생각을 하니 즐거운 미소가 저절로 난다. 오는 중간에 높은 바위산들이 펼쳐진 경관이 멋있어 사진도 찍으면서 가는데 어저께 오후에 본적이 있는 백인 부녀와 같이 가게 되었다. 자신을 Mariposa 고등학교 수학 선생이라고 소개 하면서 자신도 Victorville에서 15년 살았던 적이 있다고 한다. Mariposa는 인구 18,000의 조구마한 County로 요세미티를 포함해서 고등학교가 하나밖에 없다고 한다. 주민들이 매우 보수적이어서 개발을 원치 않아 장보러나가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하지만 항상 멋진 자연과 더불어 살고 있어 너무 좋다고 한다. 은퇴 후 어디에 정착할까 고민을 하던 임헌성씨가 귀가 솔깃한 모양이다. 한참동안 여러 가지 질문을 던지면서 같이 걸어간다.

이윽고 김영환씨가 준비한 Walkie Talkie에서 반응이 왔다. 12마일 성능인데 그동안은 통화가 되질 않았다. Piute Pass로 거의 올라서는데 이한영, 마창진 회원이 반갑게 달려와 맞아준다. Pass에서 사진을 입맛대로 여러 장 찍고 나머지 여성회원들이 기다리는 곳으로 내려가니 한후은, 차사라, 문혜나 회원이 맛있는 Sandwich를 준비 해놓고 기다리고 있다. 얼마 만에 먹어보는 Fresh vegetable이냐. Instant 산행식량에서 해방되는 순간이었다. 주차장까지 5마일을 내려온 후 자동차에 오르니 이제는 옛 문명으로 다시 돌아온 것인가?

모두들 우희준회원이 BBQ준비를 하고 있는 Isabella 의 별장으로 향했다. 저녁 9시가 넘어 도착하니 우희준씨와 김명옥, 김병용, 김해나 회원이 우리를 반겨준다. 마당에 설치한 그릴에서 구워낸 치킨과, 갈비, 그리고 김치를 맛보니 살 것 같았다.

모두들 JMT 소감을 말하고 설암 산악회를 통해 많은 분들이 좋은 산행을 계속 할 수 있는 방안과 의견을 나누면서 Isabella의 밤하늘을 수놓은 뭇별들과의 잔치는 무르익어갔다.

JMT를 다녀온 소감을 말 하라면-매일 아침 저에게 이렇게 아름다운 곳을 보여 주신다면 1년이라도 이 길을 걷겠습니다. 하지만 JMT 때문에 눈이 높아져 남가주의 아름다운 산야를 소홀히 하는 일이 없도록 해 주십시오. 힘들었지만 보람된 9일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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