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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 Mineral King, Sequioia NP
작성자: 김인호 조회수: 3696 등록일: 2007-09-25 오후 3:04:53




일반적으로 비나 눈이 오면 춥고 몸이 옴츠러들면서 산행에는 아주 불편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번 Sequoia 국립공원 산행은 촉촉이 젖은 나무숲에 안개가 가득하여 웬지 차분하면서도 시원한 느낌을 받는다. 세코이야 고목으로 가득한 숲 속을 지나노라면 저절로 기운이 북돋는듯하다. LA에서 오랫동안 더운 열기 속에 지냈던 탓인지 빗속 행군은 어릴적 한국의 산에서 뛰어놀던 생각이 들게 한다.

Sequoia and Kings Canyon은 Sierra Nevada 라고 불리는 중부 California의 높은 지대에 위치한다. 깊은 계곡과 만년설을 연상케 하는 눈 덮인 고봉들이 있으며 미본토 최고봉 Mt. Whitney도 Sequoia NP의 접경에 위치하고 있다. 수려한 경관 외에 또한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는 Giant Sequoia 나무인데 실아 있는 물체로서 세상에서 가장 큰 사이즈이다. 고도 5,000-7,000 피트사이에 Sierra Nevada 서쪽 산악지역에서만 자라는 희귀종인 이 나무들은 반경 약 3.5마일 안에 모여 있다. 숫자도 귀해 전체적으로 75그루 정도 있다고 한다. 나무는 300피트 이상 자라며 수명도 2,000 - 3,200년 정도라고 한다. 세계에서 가장 큰 나무로 명명된 General Sherman 나무는 3,200년 수명에 311피트 높이를 자랑하는데 이 나무 하나로 목조 주택 40채를 지을 수 있다고 한다.

야생곰과 Mule Deer, 각종 동식물의 보금자리로 때 묻지 않은 신선함을 자랑하는 Sequoia 국립공원에는 연중 내내 캠핑과 산행이 가능하다. 9월 21일 11명의 설암회원들이 Car Pool로 출발하여 각기 출발점은 다르지만 Gorman의 McDonald 식당에 모였다. 공동경비를 각출하고 간단히 아침을 한 후 목적지인 Three Rivers로 향했다. Three Rivers는 Sequoia NP의 입구에 자리하고 있는 조그마한 마을인데 우리의 목적지인 Mineral King으로 들어가는 길목에 있다. 또한 이곳에 Comfort Inn을 경영하는 Henry Lee씨와 연락이 닿아 이틀간 묵을 방을 예약해놓았다.

오래전에 계획했던 Mineral King 산행을 Zion Canyon의 Narrow로 잠시 바꿨으나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로 인해 취소하고 본래 계획대로 되돌아 온 것이다. Visalia로 통하는 99번 국도는 붐비지 않아 오후1:00경 호텔에 도착했다. Henry Lee씨의 안내로 짐을 풀고 곧바로 Mineral King으로 향했다. 점심은 근처의 샌드위치 가게에서 해결하고 밀림처럼 나무들이 빼곡한 숲사이로 2대의 차량에 나뉘어 이동을 했다.

들어갈수록 수목이 더 울창해지며 멀리 눈덮인 산봉우리가 보이기 시작한다. 흩뿌린 듯 한 눈을 뒤집어쓰고 있는 것으로 보아 오늘 내린 눈임에 틀림없다. 올여름에는 JMT의 고봉들도 눈이 녹아 버린 것을 보았는데 새로운 눈발이 쏟아지는 것을 보니 마음이 설렌다. Mineral King의 지도를 보니 실타래처럼 엮인 Trail이 수없이 많다. 대부분 Backpacking으로 여러 날 다닐 수 있는 거리다.

오늘은 반나절뿐이어서 짧은 곳인 Eagle Lake을 다녀오기로 한다. Trailhead에 가까운 숲속에 통나무집이 있는 리조트와 Camp Ground가 나타난다. 통나무 캐빈은 그렇더라도 날씨만 조금 좋았으면 이곳 Campground에서 묵을걸 하는 생각이 든다. Trailhead에서 바라본 Mineral King의 모습은 사진으로 본 알프스와 비슷하다. 눈 덮인 고봉들 아래 단풍으로 물든 나뭇잎들 그리고 구름사이로 비취는 오후의 햇살로 인해 매우 형이상학적인 풍치를 연출하고 있다.

시간이 오후 3시가 되어 왕복 7.2마일 거리의 Eagle Lake도 무리가 되지 않을까 걱정이 되지만 멀리서 모처럼 왔는데 이번 기회를 놓치면 안 된다. 고도는 약 2,200feet 정도. Mosquito Lake과 갈라지는 지점부터는 암반으로 된 경사로가 나타난다. JMT에서 많이 보았던 등산로인데 이곳 역시 High Sierra 의 일부로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Eagle Lake에 도착하니 물이 많이 빠진 듯, 여는 때는 물속에 잠겨있을 큰 바위들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모두들 바위위로 애써 올라가 사진을 찍기에 여념이 없다. 내려오는 길에 산세를 다시 바라보니 매우 훌륭하다. 시에라 어느곳 보다고 웅장하면서도 오묘한 색채가 조화된 멋진 풍경이다. Hotel까지 되돌아오는 약 1시간의 자동차속에서 이런저런 얘기꽃을 피운다.

호텔에서 공동취사를 하도록 부엌시설이 된 아파트를 제공해주어 한식으로 거창하게 차려 먹고 나니 졸린듯하여 먼저 잠자리로 올라갔으나 남은 회원들은 오랜만의 원정산행에 서로의 경험담을 나누면서 지칠 줄 모른다.

다음날 아침 로비 앞에 차려진 식당에서는 간단한 아침이 준비 되어있다. Breakfast Cereal, 토스트, 머핀, 과일, 찐 계란 등이 있고 Waffle을 직접 구워 먹도록 되어있다. 우리회원들은 왕언니가 준비한 된장국으로 한식아침을 하기도하고 양식으로 입가심을 하기도 한다.

오늘 계획은 Mineral King의 Bull Frog Lake(17마일)을 다녀올 예정이었으나 세코이야 Park으로 들어가 좀 더 색다른 곳을 산행하는 것도 좋을 것 같아 의견을 물어보니 모두 좋다고 한다. 그리하여 Sequoia NP에서 가장 인기가 좋은 Lodgepole Campground에서 시작하는 13.6마일의 Twin Lake을 다녀오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Hotel 주인 Henry Lee씨도 우리와 함께 합류하여 산행을 하기로 하여 준비를 하신다. LA에서 10년, 하와이에서 20년을 살다가 산이 좋아 Sequoia 국립공원으로 온지 약 1년 그동안 사업이 바빠서 막상 산행은 많이 못했다고 하신다.

Trailhead 에 서니 날씨는 언제든지 비를 뿌릴 듯 구름이 잔뜩 몰려있다. 간밤에 제법 비가 온 것 같은데 올 봄 이후 처음 오는 비 이었다고 한다. Twin lake으로 들어서는 산행로는 매우 훌륭하다. 경사로 완만할뿐더러 좌우로 빼곡히 늘어선 각종나무는 신비한 기를 뿜듯이 신선한 기운을 발하고 있다. 촉촉이 적은 나무에 밝은 초록이끼가 가득 끼어 있는 나무들이 있어 사진 찍으니 별세상에 와 있는 느낌이다. 아무도 없을 것 같은 추운 숲속에 지난밤 무척 떨었을 것 같은 야영객들이 모닥불을 피워 놓고 지나가는 우리일행에게 인사를 한다.

이윽고 목적지인 Twin Lake에 올라오니 온천처럼 김이 무럭무럭 올라오는 수면에 안개가 바람에 휩쓸리며 묘한 분위기를 만든다. 오리지널 선녀 탕이 이런 모습이 아닐까? 그사이 잠시 햇볕이 드는 듯 하다가 우박처럼 생긴 진눈깨비 눈이 솟아진다. 캠핑자리에 모여 모닥불을 피워 놓고 둘러앉았다. 왕언니 지휘하에 정성껏 만든 도시락을 하나씩 지급받고 손동건 회원이 준비한 밑반찬과 함께 푸짐한 점심을 했다. 으슬으슬 쏟아지는 눈 속에 조금은 춥지만 모두 두툼한 쟈켓으로 껴입고 모닥불 앞에 앉으니 세상에 부러울 것이 없는 훌륭한 야외 피크닉이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하산하는 길은 비가 솟아진다. 고도에 따라 우박, 진눈깨비, 비로 변화무쌍하게 변하는 세코이야의 첫눈(비)를 맞으면서 오랜만에 판쵸우의도 꺼내니 그동안 고이 모셔두었던 모든 장비를 실험해보는 무대가 된다. Hotel에 돌아와서 더운 샤워를 하고 따스한 침대에 누우니 산행을 너무 호화롭게 하는 것이 아닌가? 염려도 된다. 지난달에는 John Muir Trail에서 수많은 날을 흙바닥위에서 보냈는데.. 하지만 빗속에서 캠핑을 하는 것은 너무 무리한 일인것 같아 잘 결정한 것 같기도 하고.

셋째날 아침의 Breakfast 식당은 무척 붐빈다. 지난밤 주차장 자리가 없을 정도로 차량이 많더니 생각보다 많은 투숙객들이 서둘러 아침식당으로 나왔다. 짐을 챙기고 Henry Lee 씨와 작별을 하고 모두들 Sequoia NP 중심부로 향했다. 오랜 전 아이들의 손을 잡고 와본 기억이 있는 General Sherman 나무 앞에서 회원들과 기념사진도 찍고 근처에 천진난만하게 뛰어 노는 새끼 곰들의 모습도 사진에 담았다. 오후에 피크닉 Table에 모여 준비한 밑반찬, 라면으로 점심을 하고 LA로 향한다.

약 7,000피트 고지에서 약 1시간을 내려오니 언제 그런 시원한곳이 곳이 있었는지 다시금 찌는 듯한 도시로 들어선다. 짧은 기간이지만 좋은 추억을 간직하고 돌아오는 설암회원들에게는 그간 쌓인 스트레스를 모두 날려버리고 새로 재충전하는 기회가 되었으리라.

PS: 자료를 살펴보니 Mineral King에서 Little Five Lakes로 돌라나오는 40.5마일 코스가 추천되어있다. 3박 4일 정도인데 늦여름에서 초가을이 가장 좋은 때라고 한다. 등반고도도 좋고 경치는 남부 Sierra에서 가장 훌륭하다고 한다. 곰과 물이 걱정인데 Camping Site마다 Bear Box와 물이 준비되어 있다고 한다.

또한 지도를 자세히 살펴보니 Mineral King에서 계곡과 봉우리를 넘어 동편의 Cottonwood Pass까지 41.2마일이다. Kings Canyon에서 Onion Valley로 횡단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Mineral King에서 Cottonwood 가는 트레일도 상당히 신빙성이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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